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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우주 안보 강화하겠다는 일본...“민간위성의 정찰위성 활용 검토”

 일본 정부가 미국 등의 민간 기업이 운용하는 위성에 다른 나라의 군사활동을 감시하는 센세 등을 탑재해 정찰위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3일 보도했다. 북한이나 중국의 군사활동에 대한 정보수집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우주공간에서의 안보를 강화하려는 최근 움직임의 연장성으로 풀이된다.
 요미우리는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방위성이 2020년도 예산 요구안에 관련 조사비 1억엔(약 11억원)을 책정했다고 전했다. 이 예산으로 미국 등의 기업들이 추진 중인 우주 사업 동향을 조사해 자위대가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이미 미국 정부도 민간 위성을 활용하는 구상에 착수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은 현재 광학위성 2기와 레이더 위성이 5기 등 정찰위성 7기를 운용하고 있는데, 장차 이를 10기로 늘릴 계획이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각각 45기와 53기의 첩보위성을 갖고 있다. 방위성 간부는 “(정찰위성) 기수를 가능한 한 늘려서 위성을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태세를 구축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첩보위성은 1기당 발사 비용이 400억~500억엔에 달해 자기부담으로 위성을 쏘아올리는 방식으로는 기수를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다. 방위성은 민간 위성을 이용하면 비용을 억제하고 기수를 늘릴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또 첩보위성이 기능을 상실할 경우 대체가능한 소형 위성의 개발에도 착수해 내년 시험 발사할 계획도 갖고 있다. 소형위성은 중량이 100㎏ 미만으로, 사람과 차량의 움직임을 판별할 수 있는 1m 이하 단위의 촬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일본 정부는 우주공간에서의 안전보장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2018년 12월 확정한 ‘중기 방위력 정비계획’(2019~2023)에 우주 영역의 방위력 확충을 주요 추진 과제로 포함시켰다. 항공자위대는 우주 영역을 전문으로 하는 ‘우주작전대’(가칭)를 내년 중 신설키로 했다. 방위성은 2020년도 예산 요구안에 우주 관련비 524억엔(약 5800억원)을 계상했는데, 우주공간 감시용 광학망원경을 탑재한 우주상황감시(SSA)도입을 위한 연구비도 처음 반영했다. 방위성은 2025년 SSA위성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아울러 2020년대 중반 우주 공간에서 유사시 타국의 군사 위성을 무력화하는 ‘방해 위성’을 띄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선 전수방위(專守防衛·공격을 받을 경우에만 방위력 행사 가능) 원칙을 어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앞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지난 17일 방위성에서 자위대 주요 지휘관들을 만난 자리에서 항공자위대가 “항공우주자위대로 진화하는 것도 꿈같은 얘기는 아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