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닛산자동차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가 6일 보도했다.
신문은 닛산 사정을 잘 아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한·일 간 외교·무역 분쟁으로 일본 자동차 판매가 타격을 입은 데 따른 것이라고 했다.
FT에 따르면 닛산은 최근 몇 개월 간 한국에서 자동차를 계속 판매해야 하는지 여부를 분석해 왔다. 그러나 한·일간 분쟁으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급격히 확산되면서 철수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토요타, 혼다와 함께 일본 3대 자동차인 닛산은 2004년 3월 한국닛산 법인을 설립하며 한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올 들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통계에 따르면 닛산의 8월 한국 내 자동차 판매 대수는 58대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88% 급감했다. 2018년 8월 닛산의 판매량은 459대였다. 작년 한해 2.39%를 기록했던 닛산의 한국 시장 점유율은 올들어 0.32%까지 떨어졌다.
닛산뿐만 아니라 다른 일본 자동차의 국내 판매량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자동차의 전체 8월 판매량은 1398대로, 지난해 같은달(3247대)보다 57% 줄었다. FT는 닛산의 한국 시장 철수 검토가 일부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인 ‘인피니티’ 철수를 검토하는 등 글로벌 실적 악화로 인한 전반적 구조 조정과도 관련이 있다고 덧붙였다.
FT는 일본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유명 담배와 맥주 브랜드를 강타하고 있으며, 많은 한국인들이 일본 여행을 취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4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당초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조치를 본격적으로 검토할 때 “방일 외국인과 경제에 대한 악영향이 없도록 한다”(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고 했지만, 이런 전망이 어긋난 셈이다.
실제 일본정부관광국(JNTO)의 방일 외국인 여행자 통계(추계치)에 따르면 지난 7월 일본을 찾은 한국인 여행자 수는 56만17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60만7953명)에 비해 7.6% 줄어들었다. 여행업계에선 8월 한국인 여행자 수 감소폭은 두 자릿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본의 저비용항공사(LCC) 피치항공이 오는 10월부터 한국을 오가는 노선 일부를 중단·축소하는 등 한·일 운항편의 축소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과 가까운 쓰시마에선 올해 5월에 4만명 수준이던 한국인 여행자 수가 7월에 2만명 수준으로 반토막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6일 보도했다.
하지만 일본 3대 경제단체인 경제동우회의 사쿠라다 겐고(櫻田謙悟) 대표간사는 지난 3일 7월 전체 외국인 여행자 수는 5.6% 늘었다며 한국인 여행객 감소가 일본 경제에 주는 ‘통증’은 적다고 했다. 그는 “(불매운동은) 언젠가 해결될테니 그다지 예민해질 필요가 없다”고 불매운동의 영향을 낮춰보는 발언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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