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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전투기 국산화 야망 일본 “F-2 후속기로 첫 국산 스텔스기 목표”

 일본 정부가 자국 주도로 첫 국산 스텔스 전투기를 개발하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투기 국산화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착착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요미우리신문은 21일 복수의 정부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정부가 항공자위대의 주력인 F-2 전투기의 후속기 개발비를 2020년도 예산안에 포함하는 방안을 최종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 자국 주도의 후속기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향후 개발비는 총액 1조5000억엔(약 17조5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정부 내에선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에 대한 억지력를 위해 후속기는 첫 국산 스텔스 전투기로 해서 높은 공중전 능력의 실현을 목표로 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탑재, 높은 수준의 대함 능력을 함께 갖추는 방안도 거론된다. 일본은 F-2의 퇴역이 시작되는 2030년대 중반에 후속기를 도입할 방침으로, F-2와 같은 수량의 90기를 배치하는 방안을 상정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비용이 많이 들고 미군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순수하게 국산은 어렵다고 보고 외국 기술도 도입할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결정된 ‘중기 방위력 정비 계획’에서는 F-2 후속기에 대해 “국제 협력을 시야에 두고 우리나라(일본) 주도의 개발로 조기에 착수한다”고 명기했다.
 다만 공동개발이 되는 경우에도 장래에 일본이 자유롭게 보수할 수 있도록 기체와 시스템 주요 부분은 어디까지나 국산으로 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앞서 공동개발 방안으로는 미국 공군의 F-22 전투기를 기초로 F-35의 전자기기를 탑재하는 록히드마틴사의 방안이 나왔다. 그러나 1기의 가격이 200억엔이 넘고 시스템 설계가 완전히 공개된다는 보장이 없는 점 등을 이유로 일본 정부 내에서 부정적 의견이 다수 제기됐다. 차세대 전투기 개발을 추진 중인 영국과 F-2 후속기 공동개발 가능성에 대한 의견 교환도 이뤄지고 있다.
 일본 정부가 자국 주도로 후속기를 개발하려는 것은 국내 방위산업 기반을 유지·강화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자민당 내 ‘국방족’(안보 분야 전문 의원들)은 차세대 전투기를 공동 개발하더라도 주도권은 일본이 쥐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F-2 개발에 관계한 일본 기술자도 고령화가 진행돼 젊은 세대에게 기술을 전승하는 것은 “유예할 수 없는 문제”(국방족 의원)이라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일본의 전투기 개발은 태평양전쟁 당시 개발한 ‘제로센’ 전투기가 당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일컬어졌을 정도였지만, 전후에는 일시 끊어졌다. 미국이 일본의 비행기 제조·설계·생산을 금지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일본 항공산업은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나면서 미국 전투기 수리를 맡아 기사회생했다. 일본은 1977년 자위대 최초의 국산지원전투기 F-1을 도입하는 등 미·일 공동개발을 포함해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F-2는 F-16 전투기를 바탕으로 미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개발했다. 일본은 2016년 국산 스텔스기 생산을 위한 기술을 시험하기 위한 ‘실증기’ X-2를 공개하기도 했다. 개발을 주도한 곳은 제로센을 제작한 미쓰비시중공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