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항공모함으로 개조하는 ‘이즈모’형 호위함을 두고 미군 전투기가 먼저 이용할 전망이라고 미국 측에 전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1일 보도했다. 당초 일본 정부가 밝힌 것과 달리 미군 지원을 전제로 항공모함화를 진행하는 것이어서 그 필요성을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일본을 방문한 로버트 넬러 미국 해병대사령관에게 일본 측 관계자는 해상자위대 최대 규모인 이즈모형 호위함 ‘이즈모’와 ‘가가’를 항공모함으로 개조하는 계획을 설명했다. 2014년 취역한 이즈모는 2020년, 2016년 취역한 가가는 2022년 각각 갑판 내열 강화 등의 개수될 예정이다. 일본 측은 아울러 F-35B를 염두에 두고 단거리 이륙과 수직 착륙이 가능한 전투기(STOLVE기)의 경우 예산 반영에서 배치까지 약 5년이 걸리기 때문에 2024년 이후에 배치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측은 미·일 연합훈련이나 비행 중 문제로 미군 전투기가 긴급착륙할 필요가 생겼을 경우를 상정해 넬러 사령관에게 “개수 후의 이즈모형 호위함의 갑판에서 발착하는 최초의 전투기는 미군 F-35B가 될 것이다. 전투기의 운용 요령 등에 협력과 조언을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넬러 사령관도 “가능한 한 지원하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이즈모형 호위함의 항공모함 개조 이유에 대해 “태평양의 방공 강화와 자위대 파일럿의 안전 확보”를 들었다. 지난 3월 국회 예산안 심의에서 야당 측으로부터 “미군 F-35B가 발착하는 듯한 훈련은 장소에 따라선 중국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가 되기 때문에 그만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을 때 이와야 다케시 방위상은 “능력상 가능하다는 것일 뿐 현 시점에서 검토·조율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하지만 항공모함으로 개조된 이즈모형 호위함을 미국 전투기가 선행해서 이용할 전망을 제시한 것은 미군 지원을 전제로 항공모함화를 밀어붙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자위대 간부는 “ 항공모함화 검토는 원래 존립위기사태나 중요영향 사태의 경우 함께 행동하는 미군 지원을 위해 이즈모형 호위함을 활용할 수 없냐라는 문제의식이었다”고 아사히에 전했다.
당초 일본 정부가 밝힌 태평양 방공 강화를 위해선 항공모함화 말고도 선택지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전 항공자위대 전투기 파일럿은 “태평양 측의 방공 능력을 높이려면 이오지마(硫黃島)를 새로운 전투기 부대 거점으로 삼는 안도 있다”고 밝혔다. 방위성 내에선 항공모함화로 인해 이즈모형 호위함의 대잠수함 작전 능력 등 본래 임무에 영향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일본 정부는 전수방위(專守防衛·공격을 받을 경우에만 방위력 행사 가능) 원칙을 사실상 파기한 것이란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즈모형 호위함의 항공모함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방위성은 내년도 예산안에 이즈모 갑판 수리 비용과 F-35B 전투기 6기 도입 비용을 내년도 예산 요구에 넣을 방침이다. 일본은 작년 연말 확정한 중기 방위전략 ‘방위계획의 대강’(방위대강) 등을 통해 이즈모급 호위함의 항모화와 F-35B의 배치를 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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