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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한일 관계

일본 시민들 '작은 소녀상과 함께 외출' 확산

  “이 소녀와 함께 외출하지 않겠습니까.”
 일본 우익들의 협박으로 ‘평화의 소녀상’의 일본 ‘아이치 트리엔날레’ 전시가 중단된 와중에, 일본 시민단체인 ‘한국병합(합병) 100년 도카이(東海) 행동’이 올초부터 ‘작은 평화의 소녀상을 확산하는 캠페인’이라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미니어처 평화의 소녀상을 일상의 다양한 장소에서 찍은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고, 캠페인 참가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작품 비용만 받고 소녀상을 보내주는 일도 하고 있다.
 미니어처 소녀상은 가로·세로 각각 13㎝다.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을 제작한 김운성·김서경 부부 작가가 만든 것이다. 손바닥만한 크기지만 소녀상 옆자리의 빈 의자, 할머니 그림자, 평화비까지 온전하게 갖췄다.
 이 단체는 “이 소녀와 함께 외출해, 함께 이야기합시다”로 시작되는 홍보영상을 통해 “불행한 과거와 마주하고 두번 다시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 “자택에서, 여행지에서, 모임에서, 집회에서, 버스 안에서 사진을 찍어 메시지를 적어달라”며 “다시는 (소녀상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혼자 두지 않겠다.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퍼지고 많은 사람들이 연대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참가자들은 나고야, 기후, 오키나와 등 일본 국내는 물론 미국, 프랑스 등 다양한 장소에서 찍은 소녀상 사진을 보냈다. 한 참가자는 아이치현 이누야마시 메이지무라에 복원된 가나자와 형무소에서 찍은 소녀상 사진을 보냈다. 가나자와 형무소는 윤봉길 의사가 순국 전 마지막으로 수감됐던 곳이다. 이 참가자는 그곳에서 만난 여학생들에게 “일본군 성노예피해자를 기억하는 것,이를 위해 일본 측이 제대로 사죄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 거기서부터 한·일 우정이 생긴다는 것을 말했다”고 전했다. 또다른 참가자는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이 실린 기사를 읽었을 때의 충격을 잊을 수 없다”며 역사 캠프에 함께 한 소녀상 사진을 소개했다. 손님들에게 ‘같은 잘못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알리기 위해 작은 소녀상을 집 현관에 놓아뒀다는 이도 있었다.
 캠페인이 시작된 뒤 각지에서 촬영한 소녀상 사진은 120여장이 모였다. 도카이 행동은 이 사진을 페이스북(www.facebook.com/peacestatueinjapan)과 블로그(https://smallstatueofgirl.amebaownd.com)에 게재하고 있다. 캠페인을 이끄는 야마모토 미하기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본래 소녀상은 일본에 전시돼야 하는데 일본 상황이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한 사람 한 사람이 소녀상을 표현하자는 생각에서 시작했다”면서 “일본에는 소녀상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들도 많이 있어 조금이라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