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충돌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일본의 소재기업들이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9일 전했다. 일본 기업들은 수출규제 대상인 불화수소나 레지스트를 일본 밖에서 생산해 한국에 수출하는 등의 대책을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모리타화학공업은 중국의 합병회사에서 고순도불화수소(에칭가스)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중국 공장이나 중국의 반도체 회사 등에 납입하고, 요청이 있으면 한국에도 출하할 예정이다.
모리타화학공업은 현재 중국 공장에서 고순도불화수소의 중간재료인 불산을 만든 뒤 일본 공장에서 순도를 높여 출하하고 있다. 중국 생산은 2년 전부터 계획했던 것이지만, 고순도품까지 중국에서 일관생산함으로써 공급 수단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모리타 야스오(森田康夫) 사장은 “앞으로도 일·한에서 같은 문제가 일어날 때는 일본 대신에 중국으로부터 한국으로 출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도체용 레지스트의 세계 점유율 20~30%를 차지하고 있는 도쿄오카공업은 최첨단 ‘EUV’용 레지스트를 한국 공장에서도 생산해 한국 기업에 납입할 예정이다. 이번 규제 강화 조치를 맞아 한국에서 레지스트 증산을 검토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불화수소나 레지스트를 일본 밖에서 생산해 한국에 수출해도 이번 조치의 대상에선 제외된다고 전했다. 다만 생산설비나 원료를 일본에서 한국, 중국에 수출할 때는 심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전날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대(對)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한 이후 처음으로 포토레지스트(감광제) 1건의 한국 수출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허가된 품목은 신에쓰화학공업 제품으로 보이며, 삼성전자에서 비메모리반도체인 시스템 LSI의 수탁 제조사업에 사용된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1건의 수출이 허가됐지만, 심사 절차가 까다롭고, 불화수소와 레지스트의 경우 중국이나 대만보다 절차가 엄격하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지적했다. 또 앞으로도 심사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지는 불투명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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