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한복판에서 'NO 아베' 집회

연합뉴스

　“아베를 무너뜨리자”, “한·일 연대”
　4일 오후 4시30분쯤 도쿄 신주쿠(新宿)역 앞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섭씨 33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 모여든 일본 시민 200여명은 “아베 정권을 타도하자”라고 외쳤다.
　집회에 참석한 이들은 특정 단체나 정당에 소속되지 않은 평범한 직장인과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에 항의하는 한국 시민들의 집회에 등장하는 ‘노(NO) 아베’라는 표어가 이번 집회가 열리게 된 계기였다고 한다. 기노토 요시즈키(34)가 며칠 전 트위터를 통해 집회 개최 계획을 알렸다. 한국의 ‘NO 아베’ 집회가 ‘반일 집회’로 보도되는 것을 보고 한·일 관계가 더 악화되선 안되겠다는 생각에 집회를 생각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아베 정권의 폭주를 방치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일본 정부가 삼권분립을 무시하고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개입을 요구하는 것은 민주국가로서 있어서는 안 되는 수치라고 지적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 조치에 대해선 “일본 정부가 식민지배 피해자에 대해 아무런 반성도 하지 않고 성실함을 보이지 않는 증거일 뿐”이라며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
　집회 참가자들이 든 손팻말에는 ‘선거를 위해 혐한 부추기지 말라’, ‘유력산업 파괴하는 아베는 한일 공통의 적’, ‘반파시즘, NO 아베’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친하게 지내요’, ‘절대 우호 관계’라는 한글 카드도 눈에 띄었다. ‘NO 아베’라고 적힌 현수막에는 “일본은 한국 시민과 연대한다”,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은 인기몰이를 위한 우매한 정책이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개입하지 마라”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
　한 참가자는 “지금 일본 사회는 가해의 역사를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다. 한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지켜 나가고 싶다”고 외쳤다. 주최 측은 아베 정권의 움직임을 봐가면서 다시 집회를 열 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1시간30분간 집회가 열리는 동안 일부 시민들은 지나가면서 사진을 찍는 등 관심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