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영공 침범과 관련해 자국 영유권을 침범했다고 한국과 러시아 측에 항의했던 일본이 러시아로부터 유감 표명을 받지 못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러시아가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일본 주장을 사실상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러시아는 한국 측에 해명을 했다. 이번 사건에 끼어들어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 영유권’을 주장하려던 일본 측 속셈이 하루 만에 머쓱해진 상황이 됐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한국에는 유감을 표명했는데, 일본에는 유감 표명이 있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국과 러시아 간 의견교환에 대해선 언급할 입장이 아니지만, (일본) 외무성이 재일 러시아대사관에 대해 엄중히 항의하는 한편 재발방지를 강하게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교상 의견교환이니까 그 이상 상세한 것은 삼가겠지만, 유감의 뜻이 전해진 사실은 없다”고 했다.
그러자 기자로부터 “러시아가 다케시마를 한국 영토로 취급하는 것이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스가 관방장관은 “러시아 측의 다케시마에 대한 입장은 정부로선 알지 못한다”며 “다케시마는 우리나라(일본)의 고유 영토로, 당연하지만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이 입장에 근거해 의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전날 한국 공군이 독도 인근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군용기에 경고 사격을 한 데 대해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 영토로 영공 침해를 한 러시아에 대해 일본이 대응해야지 한국이 조치를 한다는 것은 우리 정부의 입장과 양립할 수 없다”면서 한국과 러시아에 항의의 뜻을 전했다.
스가 관방장관의 이날 언급을 보면 러시아로부터 이에 대한 유감 표명은 없었던 셈이다.
반면 러시아 측은 전날 차석 무관을 통해 한국 정부에 “기기 오작동으로 계획되지 않은 지역에 진입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유감을 표명했다고 청와대가 이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 측은 이날 자국 군용기의 한국 영공 침범을 공식 부인하는 전문을 주러시아 한국 무관부를 통해 접수했다. 러시아의 입장이 달라졌지만, 둘 다 한국 정부를 상대로 입장을 표명한 것이어서 독도가 한국 영토란 걸 국제사회에 다시 한번 증명한 셈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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