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이라서 다행’이라더니 알고 보니 중국인?
일본 네티즌 사이에서 최근 화제가 된 포스터의 모델이 중국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인’임을 강조한 포스터에 정작 중국인이 등장한 것이다.
화제의 포스터(사진 위)는 ‘나, 일본인이라서 다행이다’라는 문구와 함께, 눈을 감고 활짝 웃고 있는 여성의 얼굴이 전면에 등장한다. 이 여성의 볼에는 히노마루(일장기) 모양이 희미하게 그려져 있다. 포스터 하단에는 일본 국기와 함께 ‘자부심을 가슴에, 히노마루를 게양하자’라고 써 있다.
일본에선 이 포스터가 교토(京都) 등지에 붙어 있는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오면서 화제가 됐다. 포스터에는 배포한 조직의 이름도 써있지 않고, 무슨 목적으로 붙였는지도 알 수 없어서 ‘수수께끼의 포스터’로 알려졌다.
포스터는 전국 신사를 총괄하는 신사본청이 전국의 신사 경내에 게시하기 위해 2011년 약 6만부를 배포한 것으로 밝혀졌다. 신사본청은 국경일의 의의를 기리기 위해 국경일에 국기를 게양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이런 포스터를 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상에선 이 포스터의 여성 모델이 일본인이 아니라 중국인이 아니냐는 의혹이 잇따랐다.
실제 포스터의 사진은 사진제공회사인 게티 이미지가 갖고 있는 여성 이미지 사진(아래 사진)과 똑같았다. 사진은 중국 베이징에서 사진가로 활동하고 있는 레인 오티가 촬영한 ‘젊은 여성의 아름다운 사진(Beauty shot of a young woman)’에 나오는 것으로, ‘젊은 여성’ ‘중국인’이라는 키워드로 등록돼 있다.
오티는 10일 허핑턴포스트 재팬의 메일 취재에 “모델은 중국인이 틀림없다”고 밝혔다. 그는 “그 포스터는 중국에서도 블로거들이 올려 큰 화제가 됐다”면서 “포스터에 사용된 사진은 2009년 겨울에 촬영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델은 중국인이 틀림없다”고 밝혔다.
신사본청 담당자는 “포스터를 발주한 디자인회사에 문의한 결과 2011년 당시 ‘일본인 여성’으로 등록돼 있던 사진을 게티 이미지 이외의 사진제공회사로부터 구입했고, 사진 소유자로부터 일본인이라는 확인을 했다고 한다”면서 “혹시 모델이 중국인이라고 하더라도 특정 일본인을 지칭하는 내용이 아니니까 문제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 네티즌 사이에선 “내셔널리즘은 바보라는 걸 보여준 것” “일·중 우호를 위해 좋은 역할 하네” “그야말로 팔굉일우(八紘一宇·온 천하가 한집안이라는 뜻으로, 일제가 2차 대전시 침략을 합리화하기 위해 내건 구호)”라는 비아냥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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