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1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결성한 지 3개월 된 정치단체 레이와신센구미(令和新選組)가 ‘예고된 이변’을 일으켰다. 이번 선거에 비례대표 9명, 지역구(도쿄) 1명의 후보를 내서 2명을 당선시켰다. 비례 득표 228만여표(4.6%)로 공식 정당이 됐다.
22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레이와신센구미는 이번 선거에서 비례대표 2명을 의회에 진출시켰다. 정당 요건이 안되는 정치단체가 비례대표에서 의석을 획득한 것은 2001년 정당과 후보자에게 모두 투표할 수 있는 ‘비구속 명부제’가 도입된 뒤 처음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레이와신센구미는 지난 4월 당시 야마모토 다로(山本太郞) 참의원이 결성했다. 야마모토는 <마이웨이> <역도산> 등 한국 영화에도 출연한 배우 출신이다. 레이와신센구미는 최저임금 시간당 1500엔, 소비세 폐지 등 파격적 정책을 내걸었고, 사회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당사자를 후보로 내세웠다.
당선된 2명은 난치병인 근위축성측색경화증(ALS·루게릭병) 환자와 휠체어 생활을 하는 중증장애자다. ALS 환자인 후나고 야스히코(船後靖彦·61)는 도우미를 통해 “약하게 보여도 근성만은 남보다 두 배”라며 “나 같은 사람을 모두가 눈으로 보고 필요한 지원은 뭔지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이들 외에도 싱글맘이나 전 편의점 운영자 등을 후보로 내세웠다. 이들의 체험에 기반한 구체적인 개선책을 호소하고 약자에 다가서는 모습이 유권자들의 공감을 얻은 것으로 평가된다.
선거 방식도 달랐다. 주요 공중파 방송은 레이와신센구미를 거의 다루지 않았다. 야마모토는 거리연설 동영상 등을 트위터에 올렸고 이를 많은 사람들이 리트윗으로 확산시켰다.
레이와신센구미의 선전에는 기성 정당에 대한 불신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도통신 출구조사에서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파 중 9.9%가 비례대표에서 레이와신센구미에 투표했다. 국민민주당(6.9%), 공명당(6.8%)보다 높다.
야마모토는 “유권자는 정치가 이미 자신들의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비례후보 3번인 야마모토는 비례 1·2번을 우선 당선시키는 ‘특정틀’ 제도를 사용한 탓에 전국 최다인 99만여표를 얻고도 낙선했다. 차기 중의원 선거 출마에 대해 “나갈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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