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취직 빙하기 세대’로 불리는 30대 중반~40대 중반 연령대가 안정된 직장을 갖기 위한 집중지원책을 내놓았다. 일본은 현재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일손 부족 등으로 사실상 완전 고용 수준이지만, 거품경제 붕괴 불황기에 취직활동을 했던 이들 빙하기 세대는 프리터(아르바이트로만 생계를 유지)나 무직자가 9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30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전날 열린 ‘2040년을 전망한 사회보장·일하는 방식 개혁본부’ 회의에서 빙하기 세대를 위한 취로 지원계획을 공개했다. 향후 3년을 집중지원 기간으로 정하고 정규직으로 고용한 기업에 대한 보조금을 확충하고, 기업과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직업 훈련 등을 실시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정규직으로 채용한 기업에는 최대 60만엔(약 650만원)의 보조금을 지불하는 제도의 조건을 완화한다. 또 일손이 부족한 건설이나 운수 등의 업계단체를 통해 단기간 취직으로 연결되는 자격을 얻을 수 있는 훈련 과정을 만들기로 했다. 경력 교육이나 직업 훈련 등을 인재파견 회사 등에 위탁, 취직 성과에 따라 위탁비를 지불하는 방안도 담겼다. 일본 정부는 올 여름 경제재정 운용 기본방침인 ‘호네부토(骨太)방침’에 이런 내용을 담고, 수치목표를 정해 달성할 계획이다.
취직 빙하기 세대는 거품경제 붕괴 후인 1993~2004년 고교나 대학을 졸업한 세대로, 정규직으로 채용되지 못하고 불안정한 일자리를 이어나가는 사람이 많다. 35~44세 인구 1700만명 가운데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사람이 317만명, 프리터는 52만명,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도 40만명에 이른다. 일이나 사회활동을 하지 않고 집에 틀어박혀있는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도 적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내각부는 40~64세의 중장년 히키코모리가 61만명 있는 것으로 추계하고 있다. 이번 대책에선 지자체가 생활보호대상자를 위해 실시하고 있는 자립상당지원사업 대상에 히키코모리도 포함시키기로 했다.
일본 정부가 집중 지원책을 내놓은 데는 빙하기 세대가 현 상태로 노후를 맞아 생활곤궁에 빠질 경우 사회보장비가 불어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대책이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급조한 탓에 이미 실시하고 있거나 효과가 뚜렷하지 않은 대책도 포함됐다고 아사히신문은 지적했다. 건설이나 운수 등 분야는 장시간 노동에 임금이 오르지 않는 대표적인 분야인 만큼 빙하기 세대를 형편에 맞게 저임금노동력으로 활용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국제 > 일본 니혼 닛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인대국’ 일본, 끊이지 않는 고령자 운전 사고에 '한숨' (0) | 2019.06.05 |
---|---|
잇따른 살상 사건으로 표면화한 ‘중장년 히키코모리’ 문제 (0) | 2019.06.03 |
일본 가와사키에서 통학길 초등생 노린 ‘묻지마 범행’ (0) | 2019.05.28 |
‘노인대국’ 일본, 끊이지 않는 간병 직원의 노인 학대 (0) | 2019.05.23 |
“70대 인지증 2025년까지 6% 줄인다”... 일본, 인지증 첫 목표치 제시 (0) | 2019.0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