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대국’ 일본에서 개호(간병)시설 직원의 고령자 학대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5년 간 이런 사건이 3배나 증가했다.
23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난 4월 3~4일 도쿄 시나가와(品川)구 유료 노인홈(한국의 요양원) ‘서니 라이프 기타시나가와’에서 80대 노인이 폭행을 당해 반송된 병원에서 사망하는 사건이발생했다. 이 노인의 사인은 복강 내 다발성 손상에 따른 출혈성 쇼크였다. 늑골도 부러져 있었다.
경시청은 사건 당시 이 노인홈 직원이었던 20대 남성을 살인 혐의로 지난 22일 체포했다. 경시청에 따르면 이 남성은 사건이 일어난 밤 피해 노인의 발을 들어 개인실 안으로 끌고 들어가는 모습이 방범카메라에 찍혔다. 이 남성은 사건이 일어난 3일 밤부터 4일 새벽까지 당직근무를 하고 있었다.
지난해 9월 현재 70세 이상 인구가 2618만명(전체 인구의 20.7%)에 이른 일본은 고령자 간병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라 있다. 국민연금 가입자 가운데 지원·개호가 필요한 피보험자수는 2000년 256만명에서 2018년 7월 651만명으로 증가했다. 부모들의 간병을 위해 아예 경제활동을 포기하는 사례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간병시설에 들어온 노인들이 직원으로부터 학대를 당하는 사건이 꼬리를 물면서 가족을 간병시설에 맡기는 이용자에겐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일본 노동성에 따르면 2017년 간병시설 직원 등에 의한 고령자 학대 사례는 510건으로, 2012년 155건의 3배에 달했다. 학대 피해를 특정할 수 있는 사례 가운데에 60%가 때리거나 차는 등 신체 학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학대는 조사가 시작된 2006년부터 따지면 11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학대가 일상화되고 있다는 의심이 든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간병시설 학대는 만성적인 일손 부족으로 직원이 스트레스를 받기 쉬운 데에도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간병직 노동조합인 일본개호크래프트유니온이 2016년 실시한 의식조사에 따르면 학대가 일어나는 원인으로 ‘업무부담이 많다’가 54%로 가장 많았고, ‘업무상 스트레스’ 49%, 인재 부족 43%가 뒤를 이었다. 90대 어머니를 주 5회 일일 케어 서비스에 보내고 있는 한 60대 남성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이제 남의 일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무섭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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