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곤란해. 전혀 말하는 것을 듣지 않아.”
지난 27일 오전 도쿄 모토아카사카(元赤坂) 영빈관 아사히노마(朝日の間)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신조(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들어봐”라면서 이렇게 털어놓았다고 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9일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나온 얘기는 오로지 중국과의 무역협상에 대한 초조함이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있어 지금 최대의 외교과제는 중국과의 무역마찰이다. 대중 무역협상에 실패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면 내년 대통령 선거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어딘가에서 딜(거래)할 지도 모르지만 (중국은) 납득하고 있지 않다”면서 “곤란하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을 아베 총리는 “미·일은 잘 하고 있는데 말이지”라고 달래줬다고 한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니까 부탁한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반복해서 비판한 것은 “그러니까 일본은 (무역협상 타결을) 빨리 해 달라”라는 의미가 포함돼 있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해석했다.
가초노마(花鳥の間)로 자리를 옮겨 진행된 워킹런치(점심을 먹으면서 하는 회의)에선 양 정상의 ‘표밭’과도 관련있는 농산품으로 불똥이 튀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줄곧 얘기한 것은 일본이 경계하고 있던 자동차가 아니라 소고기와 농산품 등의 관세였다. 그는 “미국만 관세가 높아 불리하다”고 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으로 캐다나산 등의 소고기 관세가 낮아진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번 가을부터 미 아이오와주에서 민주당 지명후보 경쟁이 본격화되는데 아이오와는 미국을 대표하는 ‘농업주’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지지기반인 농업표를 의식해서라도 소고기와 농산품 문제에 강경하게 나온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돼지고기에는 관세가 38% 걸려 있다”면서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착각해서 지적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증가하고 있다” 등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수정하면서 일본의 공헌을 설명했다고 한다.
아베 총리는 “일본의 국회를 통과할 ‘윈윈안’을 생각하자”고 제안했다. 이는 “결론은 여름 참의원 선거 후에”라는 것과 같은 의미나 마찬가지다.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는 아베 총리로선 국내 농가를 지지 기반으로 하는 자민당 내 반발을 가라앉힐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정상회담에서 “8월에 훌륭한 일이 발표될 것”이라며 무역협상 타결 시기를 압박했다. 이를 두고 일본 내에선 당혹감이 퍼지고 있다.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 이후 자민당 임원회의에 출석해 “나는 기한을 정하고 있는 게 아니다”면서 “잘 진행되고 있으니까 안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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