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건축가 이소자키 아라타(磯崎新·87)가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일본 건축가가 이 상을 수상하기는 이번까지 8번째이다.
NHK 등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프리츠커상 심사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이소자키를 올해의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심사위원회는 선정 이유에 대해 “이소자키는 동양이 서양 문명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던 시대에 해외로 나가 스스로의 건축술을 확립한 진정한 국제적인 건축가”라고 밝혔다. 또 “건축사와 이론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아방가르드의 포용으로 결코 현상 유지를 복제하지 않는 건축가”로 평가했다.
이소자키는 단게 단조(丹下健三), 안도 다다오(安藤忠雄)등과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건축가로 평가받고 있다.
1931년 일본 오이타(大分)현에서 태어났다. 1954년 도쿄대 건축과를 졸업한 뒤 일본 현대 건축의 대부였던 단게 겐조의 사무실에서 사사하고 1963년 ‘이소자키 아라타 아틀리에’를 설립했다. ‘공중도시’(1962년) 등 건축이나 도시도 유기적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메타볼리즘 운동’에 참가했다. 그 후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건축 설계와 교류를 통해 아방가르드를 탈피하는 ‘건축의 해체’를 전개, 포스트모던 건축의 기수로서 국제적으로 활동했다. 지금까지 설계·제작한 건축물은 국내·외에 100개를 넘는다.
초기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오이타 현립 도서관(1966년), 일본 만국박람회 축제광장(1970년), 군마 현립근대미술관(1974년), 쓰쿠바센터빌딩(1983년) 등이 있다. 1988년 첫 해외 의뢰로 미국 LA현대미술관의 건축을 담당하면서 주목을 끌었다. 1992년 스페인 바로셀로나 올림픽 경기장이 된 ‘팔라우 산 조르디’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14년엔 스위스 ‘루체른 음악제’가 동일본대지진 복구 지원으로 기획한 간이 콘서트홀 ‘아크 노바’를 인도 출신 조각가인 아니쉬 카푸어와 함께 설계·제작했다. 아크노바는 약 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공기막 구조의 콘서트홀로, 센다기, 마쓰시마, 후쿠시마 등 지진 피해지역을 돈 뒤 207년 도쿄에서도 전시됐다.
이소자키는 프리츠커상이 1979년 제정된 이래 46번째 수상자이다. 일본인 건축가로는 단게, 안도 등에 이어 여덟번째다. 동일본대지진 피해지에서 가설주택을 만든 노력을 평가받은 반 시게루(坂茂)가 2014년 이 상을 수상했다.
프리츠커상은 미국 하얏트 재단이 세계적인 건축가에게 주는 건축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상으로,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시상식은 오는 5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알리안츠 타워(왼쪽)
일본 나라현의 나라 센티니얼 홀
스페인 바로셀로나의 '팔라우 산 조르디'
일본 미토 아트타워
아크 노바 /프리츠커상 심사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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