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강연회 “재일동포 등 마이너리티의 존재 감춰”
·유엔 아동인권위에선 일본의 ‘조선학교 무상화 제외’ 비판
“일본이 새로 외국인을 맞이하려고 할 때 보지 않으면 안되는 것은 일본 사회가 지금까지 다양성에 대해 제대로 마주해왔는지입니다.”
아나스타샤 크리클리 전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 위원장(68)은 18일 일본이 외국인노동자 수용을 대폭 확대하는 개정 입국관리법을 오는 4월 실시하는 것과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도쿄 지요다구 중의원 2회관에서 열린 ‘외국인정책과 국제인권기준’이라는 강연회에서였다.
크리클리 전 위원장은 아일랜드 출신의 사회학자로, 2010~2017년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 위원을 역임했고 마지막 2년 간은 위원장을 지냈다.
그는 “일본에선 일본인만의 단일민족이라고 자주 말하지만, 동일사회라는 개념은 실제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존재를 감춘다”면서 “마이너리티(소수자)도 감춰지게 되면서 일본에선 부락, 오키나와, 아이누, 자이니치(在日·재일동포)들도 보이지 않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주자나 외국인 정책에 있어 주의할 점은 우리가 지니고 있는 모르는 것이나 타자에 대한 공포가 다른 사람의 인권을 침해하는 이유가 되선 안된다는 것”이라면서 “그들은 우리가 만든 조건 등에 의해 약자의 입장에 서게 된다”고 했다.
크리클리 전 위원장은 또 “각국 정부가 인종차별철폐위원회의 권고가 왜 계속 반복해 나오는지에 대해 불평하는데, 이는 그 전에 나온 권고가 제대로 실행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은 1995년 유엔 인종차별철폐조약에 가입한 이후 지난해까지 4차례 심사를 받았는데, 거의 매번 지적된 문제가 헤이트스피치(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혐오 발언)를 포함해 일본 내 마이너리티에 대한 차별이다.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특히 재일동포에 대해 지방참정권과 고위공무원 임용권을 부여할 것을 권고하고, 일본 정부가 조선학교 학생들에게만 학비를 지원하지 않는 데 대해 “학생들이 차별 없이 평등한 교육을 받을 기회를 줘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이날 강연회에 발언자로 나선 재일조선인인권협회 박김우기씨는 “고교수업료 무상화로부터 유일하게 조선학교를 제외하고 있는 데 대해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2010년, 2014년, 2018년 평등한 교육을 권고했는데 일본은 어제도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에서 차별이 아니라는 말을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선학교는 일본의 조선 식민지배로부터 생겨났다”면서 “100년 전부터 일본에 있는 아이들 인권을 보장하지 않으면서 새로 들어올 아이들의 인권을 보장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일본이 조선학교를 교육무상화 대상에서 제외하고 차별하고 있는 사실은 전날(스위스 현지시간)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아동권리위원회 심의 과정에서도 비판받았다. NHK에 따르면 한 위원은 조선학교가 고교 수업료 무상화 제도의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고 지적하며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위원회 내에서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2010년 학생 1명당 연간 12만~24만엔(약 12만5천~25만원)의 취학지원금을 학교에 지원하는 고교 수업료 무상화 제도를 도입했지만, 조선학교는 ‘친(親)북한 성향의 재일조선인총연합회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취학지원금이 수업료에 쓰이지 않을 수 있다’며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위원회의 지적에 일본 정부 측은 “차별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반복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심의에서 “조선학교는 법령에 정해진 심사 기준에 적합하지 않아 무상화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며 “생도의 국적을 이유로 차별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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