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 5월29일 연속 재직일수가 1981일이 되면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재임일 1980일) 전 총리를 제치고 역대 3번째 장수 총리가 됐다. 아베 총리는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전 총리가 갖고 있는 ‘최장수 총리’(재임일 2798일) 자리마저 넘보고 있다. 내달 20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3연임에 성공하면 여당 총재가 총리를 맡는 관행상 3년 간 더 총리로 재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이 ‘대항마’로 나선 상태지만, 이변이 없는 한 아베 총리가 승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다수다.
아베 총리의 장기집권은 비교적 안정적인 지지율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22일 요미우리신문이 매월 자체 실시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 분석한 결과, 2012년 12월 제2차 아베 내각 출범 이후 올해 7월까지 아베 내각의 평균 지지율은 55%였다. 이는 요미우리가 여론조사를 시작한 1978년 이후 발족한 내각 가운데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 護熙) 내각(67%), 고이즈미 내각(56%)에 이어 3번째로 높은 지지율이다. 특히 아베 내각 출범 이후 82차례의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비지지율을 밑돈 것은 9차례에 불과했다.
지지율 추이를 보면, 매년 정기국회 종반(6월말)에 중요법안 강행 등을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이 격렬해지면서 지지율이 하락하지만, 국회가 폐회한 뒤 ‘냉각기간’을 거쳐 서서히 회복하는 특징이 있다고 요미우리는 분석했다. 실제 아베 내각 지지율은 2017년 7월 모리모토·가케학원 스캔들과 테러 등 준비죄(공모죄)법안 강행 통과 등으로 전달보다 13%포인트 급락한 36%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8월에는 42%, 9월에는 50%로 올라섰다. 마에다 유키오(前田幸男) 도쿄대 교수는 “국회에서의 총리 비판은 1년 내내 지속되는 것도 아니고, 국민의 인상도 옅어진다”고 지적했다.
아베 내각의 견고한 지지율을 지탱하는 것은 여성보다 남성, 노년층보다 젊은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각 지지율에서 비지지율을 뺀 평균값은 남성이 여성보다 10.6%포인트 높았다. 이는 1978년 이후 내각 가운데 가장 큰 차였다.요미우리는 “외교와 안보 정책 등에 대한 평가가 남성에게서 높은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반면 2007년 제1차 아베 내각 때는 여성이 남성보다 10.8%포인트 높았다. 엔도 마사히사(遠藤晶久) 와세다대 준교수는 “제1차 아베 내각에선 젊음과 참신한 이미지가 여성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제2차 아베 내각에선 참신함이 사라지고 강경 정책 때문에 여성이 싫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령별 평균 지지율은 18~29세에서 61%로 가장 높았으며 60대에선 50%로 가장 낮았다. 요미우리는 “과거의 다른 내각은 고령층에서 지지율이 높은 적이 많았다”며 “젊은층에서 가장 지지율이 높은 것은 아베 내각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요미우리는 또 국가적인 위기가 내각 지지율을 밀어올리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와 히로후미(三輪洋文) 가쿠슈인대학 준교수 연구팀이 2006~2017년 북한이 총 6차례 실시한 핵실험 전후로 일본 언론사 10곳의 내각 지지율 조사를 분석한 결과, 북한의 핵실험이 지지율을 평균 2%포인트 정도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요미우리 조사에선 2012년 제2차 아베 내각 이후 4회의 핵실험 당시 지지율은 평균 5.5%포인트 상승했다.
미와 교수는 “매우 큰 위기가 발생하면 국민의 관심이 위기에 집중돼 정권의 결점이 잘 보이지 않는 데다 야당도 정권을 비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국난’으로 표현하는 등 북한 위기를 활용해 지지율을 끌어올려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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