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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에너지 계획에 ‘플루토늄 감축’ 첫 명기한 일본...전망은 불투명

 일본 정부가 중·장기 에너지 정책인 ‘에너지 기본계획’에 플루토늄 보유량의 삭감 방침을 처음 명기했다. 핵무기로 전용될 수 있는 플루토늄을 다량 보유한 데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을 의식한 것이지만, 원자력발전소의 재가동이 진척되지 않는 가운데 플루토늄을 줄이는 것은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전날 각의(국무회의)에서 원전의 사용 후 핵연료에서 나오는 플루토늄의 보유량 삭감에 노력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에너지 기본계획이 의결됐다.
 플루토늄 제조는 핵무기로 전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금지돼 있지만, 일본은 미·일 원자력협정에서 재처리를 통해 원전에 재이용하는 것을 인정받고 있다. 비핵보유국 가운데 유일하다. 하지만 2011년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이후  원전의 재가동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플루토늄 보유량이 계속 늘어났다. 현재 5000개 이상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47t의 플루토늄이 일본 국내·외에 보관돼 있다.
 이에 미국은 다른 나라가 플루토늄 보유를 요구하는 등 핵 확산 우려 때문에 감축을 요구하고 있다. 북한의 핵 보유 구실을 준다는 비판도 나온다.
 일본 정부는 플루토늄을 원료로 사용하는 ‘풀 서멀(열중성사로) 발전’을 늘리기로 했다. 2015년까지 16~18기의 원전에 도입할 계획이었지만 원전의 재가동이 진척되지 않아 서일본 지역 원전 4기만 도입했다. 이들 원전에서 풀 서멀 발전을 확대할 것을 검토하고 있지만, 지역 주민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돼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120만㎾급의 대형 원전 1기가 1년에 소비하는 플루토늄은 0.4t 정도로 삭감 효과도 크지 않다. 니혼게이자이는 “정부 계획대로 16~18기에 풀 서멀 발전을 도입할 수 있더라도 47t에 이르는 플루토늄을 대폭 줄이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고 전망했다.
 일본의 플루토늄 보유량 가운데 약 37t은 사용 후 연료의 재처리를 위탁하고 있는 영국과 프랑스에 보관돼 있다. 일본 정부 내에선 영국과 프랑스에 양도하는 안도 부상하고 있지만, 실현가능성은 불투명하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