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지키자’.
일본에서 별이 총총한 하늘이 보이는 어두운 밤을 보전하려는 움직임이 지방을 중심으로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 네온이나 가로등 등 인공 조명이 건강이나 사회생활, 자연환경에 해를 끼치는 ‘히카리가이(光害·빛 공해)’를 줄이고, 관광 진흥도 도모하기 위해서다.
7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서부의 돗토리(鳥取)현은 지난 4월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별하늘보전조례’를 시행했다. 조례에선 재해 방지용 등을 제외하고 특정 대상물을 목적 없이 비추는 헤드라이트 등 투광기와 레이저 광선을 옥외에서 금지하고 있다. 또 아름다운 별하늘이 보이는 지역을 ‘별하늘보전지역’으로 지정해 옥외 조명에 더욱 엄격한 기준을 두고, 이를 위해 조명기구를 교체하는 비용을 지원한다. ‘별하늘보전지역’ 제 1호에는 돗토리현 사지(佐治) 마을 전역 약 80㎢을 지정해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별하늘 관찰회’ 등을 열고 있다.
돗토리현은 일본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광역자치단체로 원래부터 빛이 적은 지역이다. 하지만 이를 오히려 ‘자랑해야 하는 보물’로 재인식해, ‘호시토리(星取·별+돗토리)’현으로 이름붙인 관광 홍보를 전개하고 있다. 돗토리현 홍보 담당자는 “하늘 가득한 별은 돗토리의 귀중한 재산”이라며 “관광과 지역진흥, 환경교육에서 이를 살리고 싶다”고 말했다.
오키나와(沖繩)현 이시가키(石垣)시와 다케토미(竹富)정에 걸쳐 있는 이리오모테이시가키(西表石垣)국립공원은 지난 4월 세계 천문학자들이 만든 비영리단체 법인 ‘국제다크스카이(Dark-sky)협회’(본부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시)로부터 일본에선 처음으로 ‘밤하늘보호지구’로 잠정적으로 인정받았다. 이시가키시와 다케토미정은 지난해 전체 88개 별자리 가운데 84개가 보인다고 이 협회에 인정 신청을 했다. 이 지역엔 민간기업의 여행 상품도 활기를 띄면서 수많은 관광객으로 붐비고 있다.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보는 이벤트를 아예 관광상품으로 내놓고 있는 자지체도 늘어나고 있다. 나가노(長野)현 아치(阿智)촌은 이 지역 관광업자들을 중심으로 여름철 스키장을 활용해 ‘별하늘 관찰회’를 열고 있다. 지난해에는 관찰회를 시작한 2012년도의 18배에 이르는 12만명이 참가했다.
2016년 미국 과학지에 게재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본에선 인공 빛으로 인구의 약 70%가 은하수가 보이지 않을 정도의 밝은 밤을 지내고 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일본 환경성에 따르면 59개 지자체가 빛 공해에 관한 조례나 지침 등을 마련하고 있다. 환경성은 조만간 국제조명위원회(CIE)의 빛 공해 억제 기준이 제정되는 것을 계기로 가이드라인 갱신도 검토하고 있다. 광학천문대 등의 주변을 5단계에서 가장 어두운 구역으로 추가하고, 벽이나 지면에 반사되는 빛의 강도도 감안할 예정이다. 또 ‘별하늘이 보이기 쉬운 정도’에 대한 통일 기준을 정해 순위를 매기는 작업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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