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에 나선 배경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딜(거래)’이 가능한 인물로 판단한 미 중앙정보국(CIA)의 보고서가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7일 CIA 활동에 정통한 미 정부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보고서에는 김 위원장에 대해 “서구 문화에 강한 동경과 존경하는 마음을 품고 있다. 북한의 역대 지도자보다 교섭하기 쉬운 상대. 미국이 포섭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한다.
보고서는 김 위원장의 사고와 성격에 대한 프로파일링(인물상 분석)을 한 것으로, CIA에서 북한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코리아미션센터’가 작성했다. 지난해 5월 이 센터장이 된 앤드류 김이 조사를 지시했다고 한다. 앤드류 김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오른팔로 북·미 협상을 막후에서 조율해온 인물이다.
CIA는 김 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부상했을 때부터 그에 대한 프로파일링 작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장의 스위스 유학 시절 동급생, 북한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3번 만난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출신인 데니스 로드먼 등으로부터 의견을 들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요리사로 일하며 김정은 위원장을 어린 시절부터 봤던 후지모토 겐지(藤本健二)의 저서 등을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가을 당시 폼페이오 CIA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그 이후 김 위원장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이 줄어들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때까지 “리틀 로켓맨”,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겠다’는 등의 김 위원장을 비난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11월12일에는 “그(김정은 위원장)의 친구가 되기 위해 그렇게 애쓰는데. 어쩌면 언젠가 그렇게 될지도 모르지”라면서 정상회담에 긍정적인 자세를 보이게 됐다는 것이다.
아사히는 다만 이런 분석의 한계를 지적하는 의견도 뿌리깊다고 전했다. CIA 북한 분석관을 지낸 수미 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연구원은 “북한에 대한 정보는 극히 한정돼 있다. 소년기에 대한 증언으로 정책 판단 능력을 분석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상회담을 결단한 것은 ‘딜 메이커(거래의 달인)’를 자부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딜’이 가능할 것으로 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3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방북 특사단이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비핵화와 회담 의사를 전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좋다. 만나자”라고 결정했다. 당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등이 “시기상조다”라며 신중론을 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듣지 않았다. 그러면서 “역대 대통령은 부하들의 의견을 너무 경청해서 실패했다. 나는 내 생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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