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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한반도

아베, 7번째 미·일 정상회담....트럼프의 싱가포르행 비행기에 ‘일본 의제’ 실을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6일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이 일주일이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서다. ‘재팬 패싱(배제)’ 우려가 큰 일본으로선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일본인 납치 문제 등 ‘일본측 의제’를 트럼프 대통령의 싱가포르행 비행기에 태우겠다는 생각이지만, 북·미 정상회담의 향방이 불투명한 데다 ‘미국 의존’ 외교가 성과를 낼 지도 미지수다.
 아베 총리는 이날 저녁 전용기로 하네다 공항을 출발, 7일(현지시간) 오후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의사를 표명한 뒤 아베 총리가 지난 4월17일 미국으로 급히 달려가 이뤄진 뒤 2개월 만이자, 이번으로 7번째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도 이날부터 미국을 방문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고 미·일 정상회담에 동석한다.
 아베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와 모든 탄도 미사일 폐기, 납치 문제의 해결 등을 위한 계기가 되야 한다는 점을 확인할 예정이다. 비핵화 방식이나 제재 해제의 시기 등을 두고 양 정상 사이에 어디까지 인식을 공유할 수 있을지가 초점이라고 NHK는 전했다.  
 아베 총리는 지금까지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때까지 ‘최대한의 압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주요 각국은 ‘대화’로 중심축을 옮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대한의 압력이라는 말은 이제 사용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등 유화적인 자세도 내비치고 있다. 지난 3일 열린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의 공동성명에서도 ‘압력’이라는 단어는 빠졌다.
 이에 따라 아베 총리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에 대한 미·일 양국의 확고한 연대를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납치 문제 해결에 대한 협력을 요청할 생각이다.
 다만 일본 정부는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북·일 간 ‘대화’ 가능성은 열어놓는 모습이다. 일본 정부는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 보장은 미국이, 경제 지원은 일본이 맡는다는 자세를 보임으로써 북한으로부터 납치와 핵·미사일 문제에 대한 양보를 끌어낼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미·일 정상회담에서도 이런 시나리오 아래 트럼프 대통령에게 긴밀한 연대를 요청할 방침이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미국 의존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지금의 북한과의 외교루트를 생각하면 그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의 의도가 통할지는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단계적 비핵화를 용인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이럴 경우 납치 문제는 뒤로 밀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설혹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납치 문제를 제기하더라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예단하기 힘들다. 북한이 ‘납치 문제는 이미 해결됐다’는 방침을 바꿔서 재조사를 실시하더라도 재차 일본 측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내밀 수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일 협의에 도달해도, 도달하지 않아도 어떤 쪽이든 힘든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