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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그림책 읽기 2

 

『마술사 밀로의 신기한 모자』(존 에이지 글·그림)

웬지 표지 그림이 낯익어서 골랐는데 존 에이지는 국내에도 꽤 많은 작품이 나온 윌리엄 스타이그의<내 사랑 홀쭉양>의 그림을 그렸다. 
'모자에서 토끼가 나오는 마술을 해야 하는데 토끼 대신 곰이 나온다면'이라는 기발한 상상력을 재미있는 그림체로 유쾌하게 펼쳐보이는 책이다. 
그림과 함께 봐야 재미있지만 대충 글만 옮겨보면 이렇다.

'천재 밀로의 마술쇼가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밀로는 전혀 천재가 아닙니다.
카드를 쓰면 바보 짓만.
로프를 쓰면 뒤엉켜버립니다.
그 중에서도 모자 마술은 특히 형편없습니다.
마침내 지배인인 포포피치씨도 화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내일 무대에선, 모자에서 토끼를 꺼내 보여줘! 그러지 못하면 해고야.

다음날 아침
, 밀로는 토끼를 잡으려고, 숲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잡힌 것은, 이었습니다.
나한테 무슨 볼 일이야?”
, 아니, 볼 일이 있는 것은 토끼야... 모자 마술을 하거든.
모자 마술? 그거라면 내가 도와 주지.”
네가?”
괜찮으니까 봐봐.

이런, 커다란 곰이 조그마한 모자 속으로 뛰어들어갔습니다.
대단해! 도대체, 어떻게 한 거야?”
간단해. ‘내 뼈는 고무로 돼 있다라고 생각하면 돼. 이 비법은 토끼가 가르쳐준 거야.“
이거라면 분명히 잘 될 거야. 하지만...”
밀로는 걱정되는 듯이 목소리를 낮췄습니다.
무대까지 계속 모자 안에 숨어 있을 수 있어?”
맡겨둬. 휘파람을 불어 줘. 그러면, 팟하고 뛰어나올 테니까.

돌아오는 전차 안에서, 미로는 멍하니 있었습니다.
내 모자 안에 곰이 있다. 아아, 꿈만 같다.”
그런데, 극장에 도착해 보니... 곰이 없었습니다. 아니, 그건 둘째치고, 그 모자는 미로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미로는 너무 당황해서 역으로 돌아갔습니다.
모자를 쓴 사람이 엄청 있습니다.
하지만 미로의 모자를 쓴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로 그 때... 어느 레스토랑에서 손님이 웨이터를 향해, 휘바람을 불었습니다.
!”
신호에 맞춰 곰이 모자에서 튀어나왔습니다.
하지만 박수가 없습니다. 미로도 없습니다!
이런, 곤란한데...”
곰은 미로의 모자를 물고 도망가기 시작했습니다.
큰일이다! 곰이 거리로 도망갔다!”
택시 운전수가 소리질렀습니다.
곰이라고? 도대체 어디에?"
경찰관이 뛰어왔습니다.
저기입니다. 저 우체통 옆에...어라? 사라져버렸잖아?”

곰은 비법을 써서 우체통에 들어간 것이었습니다.
아아, 뭐야 이게!’
우체통 안에서 곰은 작아져 있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그 마술사를 만날 수 있는 걸까?”
그때, 우체통 옆을 학교 선생님과 아이들이 지나갔습니다.
모두들 서둘러. 마술쇼에 늦겠다."
마술쇼라고?”
곰은 우체통에서 빠져나와 사사삭 아이들의 뒤를 따라 붙었습니다.

극장에서는 밀로가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었습니다.
"이제 끝이에요. 
토끼를 찾지 못했습니다."
토끼 같은 건 어떻게 되어도 괜찮아. 어째든 하는 거다.
포포피치씨가 객석을 손가락으로 가리켰습니다.
봐봐, 관객이 가득 찼다.
로는 살며시 훔쳐보았습니다.
어라! 제일 앞 좌석에 그 모자가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 모자를 이쪽으로 주시겠습니까?”
로가 작게 휘파람을 불자 곰이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여어, 겨우 만났네.

곰의 대활약이 시작되었습니다.
커다란 모자도, 작은 모자도 관계 없습니다. 사라졌다가는 나타나고, 나타났다가는 사라지고.
관객들은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
그로부터 3주간 미로와 곰의 마술쇼는 모두 만원이 됐습니다.
포포피치씨도 크게 기뻐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
쇼의 휴식시간에 곰은 지쳐버리고 말았습니다.
어쨌든, 762개의 모자에 뛰어들어가든지 뛰어나오든지 했으니까요.
곰은 녹초가 됐습니다.
밀로는 곰을 숲으로 데리고 돌아갔습니다.
곰은 숲의 동굴에서 봄까지 잠을 푹 자기로 했습니다.
그렇지만 너 없이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
간단하지. 단지....”
그러고나서 곰은 하품을 하고는, 쿨쿨 잠들고 말았습니다.

지금, 밀로는 새로운 마술쇼를 하고 있습니다.
무리는, 역시, 모자 마술.
하지만 이번 것은 조금 다릅니다.
곰이 비결을 가르쳐 줬으니까요.
(밀로가
모자 속으로 뛰어드는 장면) 



 


 

『마들렌느와 크리스마스』(루드비히 베멜만스 글·그림)
50여년 전에 나온 책인데 "복각판"(우리로 치면 복간판)이라는 게 흥미로워서 들게 됐다.
이 책 외에도 <마들렌느와 개>, <마들렌느와 개구쟁이> 등 시리즈가 있다.
내가 본 3권 모두 '담쟁이덩굴이 얽혀있는 파리의 오래된 저택에 12명의 여자아이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여자아이들은 2줄을 서서 해가 나도 비가 와도 9시가 되면 외출을 나갔습니다. 가장 작은 여자아이가 마들렌느였습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마들렌느와 크리스마스>는 저택에 사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모두가 감기에 걸려 마들렌느 혼자 열심히 일을 하고 있을 때 찾아온 양탄자 장수가 알고 보니 마술사였다는 내용이다.



『외로움 잘 타는 산타할아버지』(우치다 린타로 글 사와다 토시키 그림) 
크리스마스 이브 때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고 난 뒤 산타할아버지는 과연 어떨까라는 상상력에서 시작된 작품.
쓸쓸해하는 산타 할아버지를 과연 누가 달래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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