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일 ‘정치적 스승’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가 아베 총리가 사학 비리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털끝만큼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의 이런 발언은 이날 국회 참의원 결산위원회에서의 질의·답변 과정에서 나왔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입헌민주당 노다 구니요시(野田國義) 참의원 의원은 전날 발매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고이즈미 전 총리가 아베 총리가 사학재단 비리 및 공문서 조작에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만둬야 한다는 뜻을 표명한 것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에게는 스승인 고이즈미 전 총리의 인터뷰”라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아베 총리는 “지금 바야흐로 코로나19 대책에 모든 힘을 다하고 있다”면서 “여기서 내가 그걸 내팽개치는 것은 털끝만큼도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은 확실하게 말하고 싶다”고 답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가 문제 삼은 것은 사학 비리와 이에 대한 아베 총리의 대응인데, 코로나19를 방패로 삼아 질문을 받아넘긴 것이다. 이는 최근 코로나19 확산 속에 일본 국민들의 위기감이 커지면서 아베 총리에 대한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는 현상과도 맥이 닿아 있다. ‘위기 리더십’을 강조하면서 자신을 곤경으로 몰고 있던 각종 의혹을 유야무야하고, 정권 기반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앞서 고이즈미 전 총리는 전날 발간된 주간지 ‘슈칸아사히’(週刊朝日)에 실린 인터뷰에서 모리토모(森友)학원의 국유지 헐값 매입 의혹 및 관련 서류 조작 사건 등을 거론하며 “누가 봐도 (아베 총리가) 관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지 않으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애초 (재무성이) 공문서를 고친 것은 아베 총리가 ‘나 자신이나 아내가 관여했다면 총리도 국회의원도 그만둔다’고 국회에서 말한 데서 시작됐다”며 “국회에서 자신이 관여했으면 그만둔다고 했으니 결국 책임지고 그만두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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