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도쿄올림픽·패럴림픽에 대한 연기나 취소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과 관련, “저주받은 올림픽”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 속에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가 도쿄올림픽 강행 의지를 밝히고 있는 가운데 찬물을 끼얹는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소 부총리는 전날 참의원 재정금융위에 참석해 “1940년 삿포로(札幌)에서 열려야 했던 동계 올림픽이 취소됐고, 1980년 (러시아) 모스크바 대회도 서방 국가들의 보이콧으로 날아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980년에서) 40년이 지나면 올해다. ‘저주 받은 올림픽’이라고 하면 언론이 좋아할 만한 말이지만 현실이 그렇다. 40년마다 문제가 일어나는 것이 사실이다”라고 했다.
실제 1940년 삿포로에서 동계 올림픽이, 도쿄에서 하계 올림픽이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중·일 전쟁의 확대로 취소됐다.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도 당시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으로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대거 참가하지 않으면서 ‘반쪽’ 대회로 치러졌다. 아소 부총리의 발언은 모스크바 올림픽이 개최되고 40년이 지난 2020년에 개최되는 도쿄올림픽도 코로나19로 대회 개최가 쉽지 않은 상황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소 부총리의 이번 발언은 예정대로 도쿄올림픽 개최를 바라는 일본 국민과 선수들에 대한 배려가 결여된 것으로 논란이 예상된다고 지지통신은 전했다.
아소 부총리는 또 도쿄올림픽 개최에 대해 “일본만 좋아졌다고 해도 다른 나라에서 참가하는 사람이 없으면 할 수 없다”고도 했다.
아소 부총리는 19일 각의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의 의도에 대해 “의도는 특별히 없다”고 했다. 그는 “1940년 도쿄올림픽이 중지되고,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은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항의해 일본은 참가하지 않게 됐다”며 “일전에 올림픽 스포츠 관계자와 얘기할 때 그 얘기가 나와서 정확히 40년이구나, 재수가 없구나라고. 역시 40년이면 여러 가지 있는 거라고 얘기했다. 그것뿐이다”라고 했다.
아소 부총리는 ‘망언(妄言) 제조기’라고 불릴 정도로 부적절한 발언을 되풀이하고 있다. 아베 정권을 떠받치는 한 축인 그의 거침없는 발언을 아무도 막을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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