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沖繩)현 후텐마(普天間) 미군 비행장의 이전 예정지인 오키나와 헤노코(邊野古) 지역의 총공사비가 당초보다 2.7배 늘어난 최대 9300억엔(약 9조8000억엔)으로 추산됐다고 일본 언론들이 26일 전했다. 공사기간도 당초의 2배를 넘는 12년으로 예상됐다. 일본 정부가 헤노코 공사를 강행할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오키나와현 측은 정부의 공사 설계변경 신청을 승인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이전 일정은 더욱 불투명하다고 일본 언론들은 내다봤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전날 헤노코 지반개량공사에 관한 ‘기술검토회’에 이런 내용의 견적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2014년 “적어도 3500억엔(3조7000억원) 이상”이라고 밝혔던 총공사비는 9300억엔으로 부풀었다. 2013년 2310억엔(약 2조4000억원)으로 평가했던 매립공사 경비가 7223억엔(약 7조6000만원)으로 평가됐다. 매립예정지의 대규모 연약지반 개량공사가 총공사비를 올린 모양새라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일본 정부는 매립예정지에 대한 조사를 통해 2016년 연약지반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2018년 3월 정보공개청구를 통해서야 이런 사실을 밝혔다.
견적에 따르면 매립공사 기간은 9년3개월로, 시설정비를 포함한 사업완료까지는 약 12년이 걸릴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따라 후텐마 비행장의 반환 시기는 빨라도 2030년도 후반으로 크게 미뤄지게 됐다.
앞서 일본과 미국 정부는 오키나와현 기노완(宜野彎)시 도심에 있는 후텐마 비행장에 대한 주민 민원이 끊이지 않자 1990년대 기지 이전 방침을 정하고 나고(名護)시 헤노코 해안 지대로의 이전을 추진해 왔다. 2013년 미·일 합의 당시 일본 정부는 매립공사 5년, 시설정비 3년 등 공사기간을 약 8년으로 평가, 이르면 2022년 후텐마 비행장 반환을 목표로 해왔다.
일본 정부는 이번 견적 제시와 관계없이 공사를 강행할 생각이다. 조만간 연약지반대책에 따른 설계 변경을 오키나와현 측에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헤노코 기지 건설에 반대해온 다마키 데니 오키나와 지사는 신청을 승인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오키나와현 측의 분쟁은 재판장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공사기간과 총공사비가 더 늘어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일본 정부 내에서도 “공사비가 더욱 불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목소리도 있어, 최종적으로는 1조엔을 넘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오키나와 주민들의 반대 속에 잇단 소송전으로 중단했던 헤노코 해안 매립공사를 작년 12월 중순 재개했다. 헤노코 기지 공사 현장 근처에선 오키나와 시민들이 “무모한 계획”, “계획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다. 자하나기이치로 오키나와현 부지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공사를 멈추고 재검토할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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