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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한일 관계

불매운동에 고전…“한국 비중 높은 일 기업 수익 33% 감소”

 한국 매출 비율이 높은 일본 기업의 올 3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넘게 줄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7일 전했다. 일본 정부의 수출 관리 엄격화(규제 강화) 등을 배경으로 한·일 관계가 냉각되면서 일본 기업이 한국 사업에서 고전하고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 매출액 비율이 10% 이상인 기업 14곳을 자체 분석한 결과 올 7~9월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반도체 제조업체인 네덜란드 ASML 등 한국 매출액 비율이 높은 해외 기업(일본 제외) 80곳의 순이익은 25% 감소했다. 세계 경기 감속의 영향으로 반도체나 전기제품·부품 등의 제조업이 타격을 입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설명했다.
 다만 해외 기업과 비교하면 일본 기업 쪽의 실적이 더 내림세인 것은 한·일 관계 악화가 실마리가 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이 짙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스포츠용품업체 데상트의 부진을 상징적인 사례로 들었다. 데상트는 전날 2019년도(2019년 4월~2020년 3월) 순이익 예상치를 53억엔(약 500억원)에서 86.8% 낮춘 7억엔(약 75억원)으로 수정했다. 당초 30% 정도 순이익 증가를 예상했던 것에서 크게 후퇴한 것이다.
 데상트는 매출의 절반 가략이 한국에 집중대돼 있을 정도로 한국 의존도가 높다. 고세키 슈이치(小關秀一) 사장은 전날 오사카(大阪)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7~9월 한국에서의 매출은 전년 대비 약 30% 줄었다”고 밝혔다. 기온이 떨어지는 11~12월은 다운코트 등이 팔리는 시기지만 오가와 사장은 “불매 운동의 영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모르겠다”고 고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일본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은 식품이나 자동차 등 폭넓은 범위에 미치고 있다.
 한국 유니클로의 매출액은 2018년 약 1400억엔으로 증수증익(매출과 수익의 동시 증가)이었지만 지난 8월에는 감수감익(매출과 수익의 동시 감소)으로 바뀌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아사히그룹홀딩스는 지난 5일 오는 12월 연결수이익 예상을 하방 수정했다. 엔화 강세에 더해 한국에서의 일본 맥주 불매운동이 점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아사히는 국제사업 가운데 한국을 포함하는 부문의 이익 예상을 75% 줄어든 5억엔으로 내렸다. 아사히맥주는 2018년까지 8년 연속으로 한국 내 수입 맥주 1위였지만, 황신호가 켜져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