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달 관함식에 한국 해군 초청 않는다”

　한·일 관계가 악화한 가운데 일본이 다음달 자국 내에서 여는 해상자위대 국제관함식에 한국 해군을 초청하지 않기로 했다.
　24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해상자위대 수장인 야마무라 히로시(山村浩) 해상막료장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다음달 14일 일본 수도권 인근 사가미(相模)만 해상에서 열리는 해상자위대 주최 관함식에 한국 해군을 초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해군을) 초대하기 위한 환경이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다고 방위성과 자위대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 초대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으나 “한일 관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런 관점을 고려하면 한국을 초대하기 위한 환경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본은 3~4년에 한 번 국제 관함식을 열어 미국과 한국 등 우방국 해군을 초청한다. 한국 해군은 2015년 해상자위대 관함식에 4400t급 구축함인 대조영함을 파견했다.
　요미우리신문도 이날 “일본 해상 자위대가 내달 관함식에 한국 해군을 초청하지 않기로 정식 결정했다”고 보도하면서 “최근 악화한 한일관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요미우리는 “한국 해군은 자위대 초계기에 화기관제 레이더를 조준한 뒤 사실 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재발방지 조치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은 지난해 12월20일 동해상에서 한국 구축함 광개토대왕함이 해상자위대 초계기에 화기 관제용 레이더를 가동했다고 주장하며 반발했다. 반면 한국 해군은 북한 어선 구조 작전을 하던 광개토대왕함 쪽으로 일본 초계기가 저공 비행으로 날아와 한국 함정에 위협을 가했다고 반박해 양측간 갈등이 빚어졌다.
　일본 측의 대응은 지난해 10월 한국 해군 주최 제주 국제관함식 당시 욱일기 논란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도 풀이된다. 당시 한국은 일본 해상자위대가 욱일기를게양하고 관함식에 참가하는것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고, 일본은 결국 참가하지 않았다.
　한국 국방부 측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그것(참가국 선정)은 주최 측에서 결정할 사안이고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안 가는 것으로 결정이 됐다”면서 “초청장이 안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