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오는 11일 개각에서 최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자민당 간사장 대행을 문부과학상에 기용하고,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관방부장관도 입각시킬 방침이라고 NHK가 10일 전했다. 아베 총리는 이번 개각 방침으로 ‘안정과 도전’을 내세웠지만, 각료를 돌려막거나 강성 측근을 전면 배치시키면서 ‘그 나물에 그 밥 인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하기우다 간사장 대행을 문부과학상에 기용하기로 했다. 하기우다 간사장대행은 자민당 총재 특별보좌, 관방부장관 등을 역임한 아베 총리의 최측근이다. 그는 지난 7월 일본 정부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강화조치와 관련, “군사 전용이 가능한 물품이 북한으로 흘러갈 우려가 있다”면서 ‘북한 유출설’을 부풀린 인물이다. 같은 달 헌법 개정 논의가 잘 진척되지 않는다며 ‘중의원 의장 교체’를 주장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측근인 니시무라 관방부장관도 각료로 임명할 방침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두 사람 모두 아베 총리의 출신 파벌인 호소다파로 우익 성향이 강한 인사들이다. 앞서 아베 총리는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조치를 주도한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상을 참의원 간사장에 기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강성 측근들을 정부·당의 요직에 전면 배치하는 셈이다.
11일 예정된 개각과 자민당 임원 인사는 윤곽이 잡혔다. 정권의 ‘골격’은 유지하면서 아베 총리를 지지해온 파벌에 대한 안배도 신경을 쓴 모습이다.
아베 총리의 ‘맹우’이자 당내 2번째 파벌인 아소파를 이끄는 아소 다로(麻生麻生) 부총리와 무파벌로 아베 정권을 지탱해온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유임이 확정됐다. 나란히 당내 4번째 파벌인 니카이파를 이끄는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 기시다파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조회장도 유임된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은 방위상으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경제재생상은 외무상으로 ‘돌려막기’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와 가까운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자민당 총무회장도 경제산업상을 비롯한 요직 기용이 검토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번 인사와 관련해 ‘안정과 도전’을 중시하겠다고 했지만, 정권의 ‘안정’ 쪽에 무게가 실리는 흐름이다. ‘도전’을 강조하기 위해 각료를 대폭 교체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돌려막기나 재입각 인사, 측근 인사가 대부분이어서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나마 ‘새 얼굴’은 올림픽 담당상으로 기용이 예상되는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참의원 의원이다. 그는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올림픽 메달리스트 출신이다. 하지만 그의 기용을 두고도 아베 총리가 내세우고 있는 ‘여성 활약’ 방침을 보여주기 위한 ‘구색 맞추기용’이란 지적이 나온다. 하시모토 의원은 2014년 회식 자리에서 남자 피겨스케이트 다카하시 다이스케 선수에게 ‘강제 키스’를 해 논란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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