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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김진우의 도쿄 리포트

K팝 스타들에 일본팬 “야바이(굉장하다)” “사랑해”... ‘케이콘’ 열기 가득

  지난 19일 저녁 도쿄 중심부에서 전철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지바(千葉)시 JR 가이힌(海浜) 마쿠하리(幕張)역. 

 전철역에 내리자 ‘성제’ ‘준호’ ‘은우’ 등의 한글이 적힌 손팻말을 든 10대·20대들이 삼삼오오 어딘가로 향하고 있는 게 눈에 띄었다. 이들을 따라 10분 정도 걸어 도착한 곳은 일본 최대 컨벤션센터인 마쿠하리 멧세. 이곳에선 CJ E&M이 주최하는‘케이콘(KCON) 2017 재팬’이 열리고 있었다. 

 특히 이날 저녁에는 ‘엠카운트다운’ 첫째날 콘서트가 열렸다. 

 평일에도 불구하고 1만석 규모의 공연장은 일본 한류 팬들로 가득찼다. 팬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K팝 스타들이 등장하자 있는 힘껏 함성을 질렀다. “야바이”(굉장하다), “가와이”(귀엽다) 같은 일본어는 물론, “사랑해” 같은 한국어도 연발했다. 좋아하는 스타들을 좀더 자세히 보기 위해 쌍안경을 가지고 온 팬도 있었다. 

 이날 무대에 오른 K팝 스타들은  에이피스, 아스트로, 데이식스, 프리스틴, SF9, 빅톤. 비투비, 준호. 

 일본 팬들은 이들이 부르는 한국어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야광봉을 흔들면서 환성을 질렀다. 2시간30분간 진행된 공연에서 좌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모두들 서서 머리를 끄덕이거나 야광봉을 흔들면서 K팝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일본 팬들은 중·고등학생부터 대학생, 중년 ‘한류 아주머니’까지 다양했다. 젊은 남성 팬들도 눈에 띄었다. 

 이번 행사는 한일 위안부 합의 논란 등 한일 관계가 수년째 악화된 가운데 열렸지만, 민간 차원의 교류는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는 행사였다. 

 CJ E&M은 2012년부터 열세 차례에 걸쳐 북미, 중남미, 중동,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 종합 한류 페스티벌인 케이콘을 진행해왔다. 일본에서는 2015년을 시작으로 매해 행사 규모를 확대했다. 행사기간은 2015년 1일, 2016년 2일에서 올해 3일로 늘어났다. 방문객수도 2015년 1만5000명, 2016년 3만3000명에서 올해 4만8500명으로 추산된다고 CJ E&M 측은 밝혔다. 

 특히 이번 행사에선 K팝 콘서트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메이크업 쇼, 일본 개그맨들이 말하는 한류 토크쇼, 전통 의상 패션쇼가 마련됐고, 소해금 연주와 ‘배씨댕기’ 만들기 등 한국 전통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자리도 차려졌다. 행사장 옆에서는 스타들의 춤을 따라하는 ‘커버댄스’ 경연이 마련됐다. 또 중소기업청, 코트라(KOTRA), 한국관광공사, 한국콘텐츠진흥원, 강원도, 경기도 등 정부기관과 지자체도 참여해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하고 평창 동계올림픽을 홍보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50곳은 일본 고객들을 만나고 바이어들과 수출상담을 했다.

 주말로 접어들면서 케이콘 현장에는 이른 시간부터 수 많은 한류 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하이라이트인 콘서트에는 수많은 팬들의 뿜어내는 열기로 가득찼다. 20일 저녁에는 에이핑크, 베이빌론, CLC, 씨앤블루, 갓세븐, 헤이즈, 러블리즈, 몬스타엑스, 타이거 JK,  윤미래, 지브라가  무대에 올라 팬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받았다. 마지막날인 21일 저녁에는 블락비, 코드브이, 여자친구, 케이윌, 펜타곤, 세븐틴, 우주소녀가 무대를 꾸민다. 

 CJ E&M 측은 10대·20대 젊은 한류 팬들이 많이 찾아, 일본에서 한류의 지속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신형관 음악콘텐츠부문장은 “한류는 음악, 드라마를 넘어 한국 음식, 한글 등 한국의 라이프스타일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며 “케이콘을 지속해서 개최해 한국 문화가 세계 주류 문화로 도약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