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돌아보며 깊은 반성 위에 두번 다시 전쟁의 참화가 반복되지 않기를 절실히 원한다.”
나루히토(德仁) 일왕이 일본의 종전(패전)기념일인 15일 과거 잘못에 대한 ‘깊은 반성’과 ‘평화’의 메시지를 보냈다. 부친 아키히토(明仁) 상왕의 ‘평화주의’ 노선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나루히토 일왕은 이날 도쿄 지요다구 일본 부도칸(武道館)에서 열린 전국전몰자추도식에 참석해 “둘도 없는 목숨을 잃은 수많은 사람들과 그 유족들을 생각하고 깊은 슬픔을 다시 한다”면서 “종전 이후 74년간 사람들의 한결같은 노력으로 오늘날 우리나라(일본)의 평화와 번영이 구축됐지만 많은 고난으로 가득찼던 국민의 행보를 생각하면 정말 감개가 깊은 게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후 오랫동안 이어온 평화로운 세월을 생각하면서 과거를 돌아보고 깊은 반성 위에 서서 두번 다시 전쟁의 참화가 거듭되지 않기를 절실히 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진(戰陣)에 흩어지고, 전화(戰禍)에 쓰러진 사람들에 대해 전 국민과 함께 마음으로부터 추도의 뜻을 표하고, 세계의 평화와 우리나라의 한층 더한 발전을 기원한다”고 했다.
지난 5월1일 즉위한 나루히토 일왕이 전국전몰자 추도식에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 때문에 ‘전후 세대’ 첫 일왕인 그가 부친인 아키히토(明仁)와 비교해, 과거 침략전쟁과 평화에 대해 어떤 생각을 내보일지 주목을 모았다.
앞서 지난 4월30일 퇴위한 아키히토 상왕은 줄곧 전쟁에 대한 반성과 평화에 대한 기원을 담은 메시지를 내왔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으로 이 행사에서 ‘깊은 반성’이란 단어를 사용했다. 지난해엔 “과거를 돌아보며 깊은 반성과 함께 앞으로 전쟁의 참화가 재차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날 나루히토 일왕이 내놓은 메시지는 이런 아키히토의 것을 거의 답습한 것이다. 특히 그가 ‘깊은 반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부친의 전쟁과 평화에 대한 생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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