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한국 수출 규제 강화로 해당 소재를 생산하는 일본 기업에서도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이 12일 전했다. 산케이는 또 대상 품목을 다루는 일부 기업의 주가가 약세를 나타내는 등 주식시장에서도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규제 대상인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를 한국에 수출하는 스텔라케미화는 전날 정부에 수출 신청을 일부 시작했다고 밝혔다. 스텔라케미화는 향후 상황에 대해 “국가의 심사 기간이 어느 정도 걸릴지에 달려있어 전망할 수 없다”고 했다. 역시 불화수소 제조사인 모리타(森田)화학공업은 “신청 서류량이 방대해 작업을 따라잡을 수 없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4일 발동된 규제 강화 조치로 플루올린 폴리이미드, 리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을 한국에 수출하는 업체는 개별 제품을 수출할 때마다 정부의 심사를 거쳐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일부에서는 생산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도 나오고 있다. 도쿄오카(應化)공업은 한국 제조사가 리지스트를 사용한 제품의 양산을 검토하고 있어, 이에 맞춰 생산능력 확대를 상정하고 있다. 현 단계에서는 수출규제의 영향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지만, 한국에서의 양산이 지연될 경우 이 업체의 계획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산케이는 전망했다.
일본 제조사 입장에선 일본 이외의 제조 거점에서 한국에 수출하는 방법도 남아 있다. 하지만 스텔라케미화 측은 싱가포르에 있는 제조 거점에 대해 “일본의 거점과 비교해 9분의 1 정도의 제조능력밖에 안 돼 현재 수출물량을 조달할 수준은 아니다”며 일본에서의 수출을 모색할 생각을 밝혔다.
산케이는 또 수출 규제 품목을 다루는 일부 기업의 주가가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스텔라케미화는 이달 들어 주가가 5.8% 하락했다. 이치요시경제연구소 관계자는 “만약 한국에 대한 수출이 불가능해질 경우 1년간 수십억엔의 영업이익이 날아갈 것”이라고 추산했다. 리지스트를 다루는 JSR은 지난 1일부터 3.9%, 신에쓰(信越)화학공업은 2.4% 각각 떨어졌다.
미쓰이스미토모DS에셋매니지먼트의 이치가와 마사히로(市川雅浩) 수석전략가는 “이번 조치가 일본 기업 측에 가져오는 영향은 한정적”이라면서도 “시간이 지나 삼성의 반도체 생산이 감소하고, 이후 애플과 화웨이의 스마트폰 생산도 줄어들면 부품을 공급하는 일본 기업의 실적에 영향을 주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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