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조선중고급학교 인근에서 ‘헤이트 스피치’(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혐오 발언)를 반복해온 단체 대표에 대해 학교 반경 500m 이내에서 가두선전이나 삐라 배포를 금지하는 가처분이 내려졌다.
7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쿄지방재판소는 지난 5일 학교법인 도쿄조선학원이 신청한 가두선전 금지 가처분을 인정했다.
학교 측에 따르면 이 남성은 올 봄부터 학교 인근 JR 주조역 앞에서 가두선전을 개시했다. 그는 확성기로 “조선학교는 스파이 학교다” “조선인은 돌아가라” 등의 발언을 반복했다.
이 단체는 학교가 문화제를 여는 6월15일에도 가두선전을 예고했다. 이 때문에 학교 측은 “학생과 보호자들의 존엄을 무시하고,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주는 헤이트 스피치”라며 가두선전 금지를 요청하는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다. 학교 측은 통학로에 교직원을 배치하는 등 대응이 필요하게 되면서 업무에 차질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단체 측이 6월15일로 예고한 가두선전은 연기하겠다고 밝히면서 문화제는 별 탈 없이 열렸다.
다만 도쿄지방재판소는 양자의 주장을 청취한 뒤 “학교를 모욕하고 업무를 방해하는” 가두선전을 주조역을 포함한 학교 반경 500m 이내에서 일체 금지하는 가처분을 인정했다.
학교 측 이춘희 변호사는 “공적인 역 앞의 가두선전까지 금지한 의의는 크다”고 평가했다. 학교 측 김생화 교무부장은 “아이들의 공포심이나 보호자의 불안을 헤아려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남성 측 변호사는 “역 앞이라는 공공공간에서의 언론 규제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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