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원작자로 잘 알려진 일본 작가 다나베 세이코(田邊聖子)가 지난 6월 담관염으로 별세했다고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이 10일 전했다. 향년 91세.
다나베는 인생의 미묘한 사정을 끄집어내는 연애 소설이나 유머 넘치는 에세이로 큰 인기를 모았다. 한국에선 이누도 잇신(犬童一心) 감독에 의해 영화화돼 인기를 모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원작자로도 널리 알려졌다. 이외에도 <아주 사적인 시간> ,<서른 넘어 함박눈> 등 소설과 <인생은 설렁설렁>, <여자는 허벅지> 등의 에세이가 출간됐다.
1928년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태평양 전쟁 당시 사진관이었던 집이 불타고, 패전 직후에는 부친이 사망했다. 쇼인(樟蔭)여자전문학교(현 오사카쇼인여자대학)를 졸업한 뒤 오사카의 철물도매상에 취직,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면서도 소설을 집필했다. 오사카문학학교도 다녔다.
1957년 여성의 일생을 생생한 오사카 사투리로 그린 <꽃사냥>이 잡지 현상에 가작으로 당선돼 소설가로 데뷔했다. 1964년 방송작가 여성과 직원 남성의 사랑을 그린 <감상여행>으로 일본 문단 최고의 영예인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그 후에도 날카로운 인간 관찰을 유머로 감싼 작품들을 다수 발표했다. 자립하는 미혼여성이나 노후를 즐기는 여성 등 시대를 앞서가는 인물을 그린 것으로 평가된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소설 외에 사회풍자적 에세이도 인기를 모았으며, <겐지 이야기> 등 고전문학 번역과 전기문학, 평론 등에서도 활약했다. 2008년 문화훈장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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