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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한반도

‘사실상 항공모함’ 일본 최대 전함 이즈모, 남중국해 파견될 듯

일본 정부가 오는 5월 초 해상자위대가 보유한 전함 중 가장 큰 이즈모호를 남중국해에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을 견제한다는 명분으로 미국과 주변국들의 군사력 강화 움직임에 편승, ‘전쟁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려는 야심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이다.
 로이터통신 등은 13일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 정부가 헬기 호위함 이즈모를 5월 초부터 석 달간 남중국해에 파견할 계획”이라면서 “남중국해에서 벌어지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해군력 시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즈모는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필리핀 수빅, 스리랑카 콜롬보 등에 기항한 뒤 7월 인도양에서 인도, 미국 해군과 공동 해상훈련을 한다. 필리핀에선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을 함정에 초대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해상자위대 대변인은 논평을 거부했으나, 일본 정부 소식통은 “확장된 임무에 대한 능력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과 대만, 필리핀, 베트남, 브루나이 등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를 들며 정기적으로 무력시위를 해왔다. 일본이 이 지역에서 공개적으로 대규모 군사훈련을 하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중국 견제에 동참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번 움직임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서 가속화하는 일본의 군사대국화와 연결시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일본이 약 1200억엔(1조2000억원)을 들여 2013년 진수한 이즈모는 명목상 헬기 호위함이지만 실상은 항공모함급이다. 길이 248m에 기준 배수량 약 1만9500t(최대 배수량 2만7000t)으로, 웬만한 경항모보다 더 크다. 이즈모는 최대 9대의 헬기를 동시에 탑재할 수 있다. 형태는 미 해병대의 강습상륙함과 흡사하지만 전투기 이착륙용 데크는 없다. 공격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금지한 ‘평화헌법’ 때문이다. 그러나 갑판을 개조하면 전투기 이착륙도 가능하다. 이 때문에 군사전문가들은 일본이 이즈모를 진수시켰을 때 항모를 운용할 의지를 보인 것으로 받아들였다.
 로이터통신은 “아베 총리가 평화헌법의 제약들을 풀려고 하는 상황에서 이즈모는 일본이 군사력을 어떻게 확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뚜렷한 사례”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