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위기론 조장하던 일본의 속내...아소 부총리, “자민당 대승 북한 덕”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10·22 중의원 총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대승이 거둔 게 북한 덕분이라고 밝혔다. 아소 부총리는 선거 과정에서 ‘북한 무장난민 유입설’ 등 북한 위기론을 조장해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북한 위기를 선거에 이용해온 속내를 밝힌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됐다.
　 27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아소 부총리는 전날 밤 도쿄에서 열린 자민당 의원 모임에서 이번 선거 대승과 관련해 “분명히 북한의 덕분인 것이 있었다. (북한 위기에 대해) 여러 사람들이 다양한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아소 부총리는 또 “안전보장 면에서 극히 어렵게 된 상황이다. 누구를 리더로 할지 유권자가 진지하게 생각해줬다”며 “이른바 좌익(입헌민주당, 공산당, 사민당)이 20% 의석 획득에 그친 것은 (전후 체제가 시작된 후) 처음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마이니치는 “‘덕분에’라는 단어는 정세가 긴박한 상황을 환영하고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야당이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보수지인 요미우리신문도 “자민당이 북한에 대한 압력강화 등을 내세운 것이 승리의 요인 중 하나라는 인식을 나타낸 것으로 보이지만, 위기를 선거에 이용했다는 지적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나가즈마 아키라(長妻昭) 대표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만큼 우리나라가 핵과 미사일의 위협에 노출돼 자민당도 그것을 강조했으면서, 그 위기를 이용했다고 받아들여질 수 있는 발언”이라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 잘못된 메시지를 내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아소 부총리는 논란이 커지자 이날 각의(내각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은 북한으로부터의 일련의 위기에 어떻게 하면 대응할 수 있을까, 가장 잘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어느 정당의 조합인가라는 것으로 선택했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북한 정세를 ‘국난’이라고 강조하면서, 선거 기간 내내 북한에 대한 강경 대응을 주장해 유권자들의 불안 심리에 호소하는 ‘북풍몰이’를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앞서 아소 부총리는 선거 유세 기간 “북한에서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일본에 10만 명의 단위로 난민이 몰려올 것”이라면서 북한 위기를 강조하는 발언을 잇따라 한 바 있다. 지난달 23일에는 “북한 난민들이 무장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자위대가 방위 출동해 사살할지를 진지하게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 외교부는 “국수주의적 인식에 바탕을 둔 것이며, 난민 보호에 관한 국제규범에도 어긋나는 것으로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아소 부총리는 “수백만을 죽였던 히틀러는 아무리 동기가 정당하더라도 안 된다”고 나치 독재자 히틀러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등 잇따른 막말로 ‘망언 제조기’로까지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