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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잇따른 재해에 ‘관광입국’ 탈 날라... 일본, 외국인관광객 5년8개월만에 감소

 일본에서 급증세를 이어가던 외국인 관광객 수가 지난 9월 5년8개월 만에 감소했다. 태풍과 지진 등 잇따른 재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2020년 외국인 관광객 4000만명’이 시험대에 섰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17일 일본정부 관광국에 따르면 지난 9월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줄어든 215만명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관광객 수가 감소세를 기록한 것은  2013년 1월 이후 5년8개월 만이다.
 제21호 태풍 ‘제비’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의 4분의 1이 이용하는 오사카(大阪)간사이(關西)공항이 침수돼 국제편이 일시 멈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홋카이도(北海道)에서 지난 6일 규모 6.7의 강진이 발생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관광객 상위를 점하고 있는 중국, 한국 등 아시아 주변국 관광객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관광객수 1위인 중국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줄어든 65만2700명, 한국이 13.9% 줄어든 47만9700명을 기록했다. 대만이 5.4% 줄어든 32만9000명, 홍콩이 23.8% 감소한 12만6000명이었다.
 다만 올들어 9월까지 누적 관광객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7% 증가한 2346만8500명으로 5년 연속 최대를 기록했다.
  일본 정부는 관광을 성장전략의 핵심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적극적인 진흥책을 펼쳐왔다. 그 결과 외국인 관광객수는 2013년 1000만명을 돌파한 뒤 2017년에는 2869만명을 기록했고, 올해는 3000만명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 일본정부 관광국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액은 2012년 1조846억엔(약 10조800억원)에서 2017년엔 4조4162엔(약 44조2000억원)으로 4배나 늘었다.
 그러나 7월 이후 잇따른 재해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주춤한 상태다. 7, 8월에는 오사카 북부 지진이나 서일본 호우의 영향으로 두 자릿수이던 증가율이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10월에도 재해의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있다.
 관광이 침체할 경우 숙박업이나 교통기관뿐만 아니라 소매업이나 제조업 등의 실적에도 영향을 준다. 다이이치(第一)생명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7월 이후 잇따른 재해로 외국인 관광객 소비가 떨어져 7~9월 국내총생산(GDP)이 전년에 비해 0.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일본 관광 열기가 여전히 높은 만큼 외국인 관광객 감소세는 일시적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실제 2011년 동일본대지진의 영향으로 관광객이 급감했지만, 그후 적극적인 해외 홍보를 펼치면서 최근 급증세로 이어진 사례가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 외국인 관광객 4000만명을 달성하기 위해선 재해 피해로부터 회복하는 게 시급하다고 보고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특히 ‘풍평피해’(風評被害·소문으로 인한 피해)를 불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간사이 지역에선 간사이공항이 조기 복구된 사실을 전하는 동영상을 일본어와 영어로 제작해 인터넷에 공개했다. 홋카이도 삿포로(札愰)시도 미국 CNN 방송에 지진 이후에도 온천지는 전혀 변함이 없다는 광고를 내보낼 예정이다. 관광청은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인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을 겨냥해 스노 리조트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시급히 인바운드(방일 외국인관광)의 기세를 회복해 2020년 4000만명 목표를 실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