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가 더 문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24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7월 개최 예정이었던 도쿄 올림픽을 ‘1년 연기’ 하기로 한 것을 두고, ‘취소’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1년 연기에 따른 경제적 손실, 경기장 시설과 인력의 재확보 등 실무적 문제 등을 감안하면 일본 정부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분석이 나왔다.
당장 올림픽 특수를 기대했던 일본 경제에 타격이 예상된다. 25일 NHK에 따르면 다이이치세이메이(第一生命)경제연구소는 올림픽 개최로 올해 일본 국내총생산(GDP)이 1조7000억엔(약 18조7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1년 연기 결정으로 올해 그 효과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앞서 간사이(關西)대학의 미야모토 가쓰히로(宮本勝浩) 명예교수는 올림픽 연기에 따른 경제손실을 6408억엔(약 7조2000억원)으로 추정했다.
대회 경비가 불어나는 것도 불가피하다. 시설 재확보와 직원들의 근무 연장 등으로 비용이 더 들게 된다. 올림픽을 대비해 확보한 숙박지 4만6000실의 취소 비용도 생긴다. 조직위는 대회 예산으로 총 1조3500억엔(약 15조9000억원)을 잡고 있지만, 이를 훨씬 초과할 수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대회 관계자를 인용해 대회 1년 연기로 추가 발생하는 비용이 최대 3000억엔(약 3조300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대회 후 민간 아파트로 전환될 도쿄도 소재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도 분양 문제로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23동에 5600채에 달하는 이 아파트는 작년 7월부터 분양이 시작돼 2023년부터 입주가 이뤄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올림픽의 연기로 입주 시기도 지연될 수 있고, 이 경우 분양을 받은 사람들이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
경기장 시설 및 인력의 재확보도 문제다. 도쿄 올림픽 경기장은 60%가 기존 시설을 활용한다. 대회 1년 연기에 따라 재조정이 필요하지만 이미 일정이 차 있는 시설이 적지 않다는 게 문제다. 예컨대 국제방송센터(IBC)와 메인프레스센터(MPC)로 사용될 도쿄 빅사이트는 이미 내년 여름 대관 예약이 진행 중이다. 12만명에 이르는 대회 자원봉사자들이 1년 후에 그대로 참가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판매된 입장권에 대한 해결책도 마련해야 한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지금까지 판매한 도쿄 올림픽 입장권은 약 508만장이다. 조직위 규약은 “원인이 불가항력일 경우 그 불이행에 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이에 해당된다고 판단할 경우 입장권 환불이나 이월이 불가능할 수 있다.
한편 아베 총리는 25일 오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대회 1년 연기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현명하고 훌륭한 결정이다. 100% 지지한다”고 했다고 NHK가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무관중으로 개최하는 것보다는 1년 연기하는 쪽이 좋은 선택지”라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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