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최근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의 ‘일왕 사죄 요구’ 발언에 대해 “한국 측에 대응을 요구했다. ‘모른다’는 것으로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NHK가 17일 전했다.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 관련 언급이 없었다는 한국 측 발표를 정면 반박한 것으로, ‘초계기-레이더’ 갈등에 이어 한일 양국이 사실 관계를 두고 공방을 벌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을 방문 중인 고노 외무상은 16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회담에서 한국 측에는 ‘발언에는 매우 놀랐고 유감으로 생각한다. 제대로 대응해달라’고 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문 의장의)사죄와 철회를 요구한다는 것은 거듭 말씀드리고 있는 만큼 한국 측도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모른다’는 것으로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일본 언론은 지난 15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고노 외무상이 문 의장의 발언에 대해 항의했다고 보도했지만 한국 측은 이를 부인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15일 현지에서 취재진과 만나 ‘고노 외무상이 문희상 의장의 발언에 항의했느냐’는 질문에 “없었다. 그런 이야기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우리 외교부 당국자도 문 의장 발언에 대한 일본 언론 보도에 대해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이번 외교장관 회담에서 이 건에 대한 일본 측의 언급은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문 의장은 지난 8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키히토(明仁) 일왕을 ‘전쟁범죄의 주범 아들’이라고 칭하면서 “일본을 대표하는 총리나 곧 퇴위하는 일왕의 한마디면 된다. 고령 위안부의 손을 잡고 진정 미안했다고 말하면 그것으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된다”고 말했다. 이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비롯해 일본 정부 당국자들은 문 의장의 발언을 비판하면서 사죄와 철회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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